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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2개국과 FTA 15건
전세계 GDP의 77% 달해
다자협정보다 협상절차 수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양자 FTA가 재평가받고 있다. 우리 정부는 다자 및 양자 간 FTA 확대를 지속해서 추진하면서, 이번에 결렬되는 다자간 FTA 참여국과도 별도로 FTA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4년 4월 한·칠레 FTA(발효시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5건(52개국)과 FTA를 맺고 있다. 양자 간 FTA는 물론 다자간 FTA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최근엔 중미 6개국과의 다자간 FTA도 성사시켜 발효를 앞두고 있다. 협상이 진행 중인 것도 4건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해 발효 중인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전 세계 GDP의 77%에 달한다. 다자간 FTA보다 양자 간 FTA가 재평가되는 이유 중엔 협상 절차가 복잡하거나 길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이 탈퇴 선언한 TPP의 경우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 협상이어서 국가 간 이해관계를 맞추는 데 많은 시간적, 정치적 노력이 소요됐다.

정부는 앞으로 TPP 참여국인 멕시코와 협상을 재개하는 한편, 일본과도 한·중·일 FTA, 혹은 다자간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해 무역 영토를 넓혀 갈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이 TPP를 통해 동아시아 무역 주도권을 장악하려 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면서 “양자 간 FTA의 장점이 부각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