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등 수입 늘리기로

정부가 항공기 등 수송장비와 반도체 제조 장비 등 산업용 기기, 셰일 가스와 같은 원자재 부문에서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대미 무역 수지 흑자 폭을 줄여 미국의 ‘심층분석 대상국’(환율 조작국) 지정 기준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공식화함에 따라 세계 교역량 위축과 성장 둔화 등의 우려가 있다고 진단, ‘2017년 대외경제정책방향’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특히 보호무역주의로 글로벌 통상 마찰이 현실화되면 직·간접적으로 우리나라의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국 셰일가스 등 대미 원자재 교역을 확대하고 산업용 기기, 수송 장비 등 선진기술이 적용된 기술집약적 장비 도입을 늘려 대미 무역 수지 흑자를 줄일 방침이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조건 중 하나인 무역수지 흑자 폭을 줄여 환율 마찰에 대한 우려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 △대미 무역 흑자 규모 200억 달러 이상 △일방향으로 지속된 외환시장 개입(연간 GDP 규모의 2%를 초과하는 순매수) 등을 환율 조작국 지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2015년 258억 달러, 2016년 233억 달러 등 2013년 이후 20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내고 있다.

정부는 또 미국과 양자 협의 채널을 가급적 이른 시기에 구축하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등 다자회의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국 새 행정부와 경제협력의 기틀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올해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51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화장품과 의약품, 식료품, 패션·의류, 생활용품 등 5대 소비재 분야에서 1000만 달러 이상 수출하는 기업 80개를 육성하고,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의 ‘후’와 같은 매출 1조 원 브랜드 3개를 추가 육성하기로 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