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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의 상황에 대비해 ‘초비상 모드’로 전환한 것은 미국 신(新)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그만큼 광범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최근 ‘미국 대선에 따른 주요 동향’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취임 이후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7대 리스크(위험)’를 제시했다.

정부는 트럼프 취임 이후 한국에 대한 영향을 ‘직접 경로’와 ‘간접 경로’ 등 2가지로 나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정책 변화가 한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한국 상품에 대한 미국의 수입 규제(반덤핑·상계관세) 강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이슈 등 한·미 통상 마찰,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이 대표적이다.

간접적으로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로는 미·중 통상마찰, 미국의 리쇼어링(해외로 나간 기업이 자국으로 회귀하는 현상), 미국·멕시코 통상 마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 동력 약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6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될 ‘2017년 대외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대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큰 틀’을 제시할 예정이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올해 대외경제정책방향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우리 경제와 교역 비중이 높고,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와 관련된 현안 대응 방안 등이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1월(2∼19일)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 폭은 8.6원으로 12월(4.0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커졌는데, 당분간 환율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트럼프의 재정확대 정책이 실체를 드러내면 트럼프 취임 전에 상승한 미국 등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며 “이는 트럼프의 재정확대 정책 등에 따른 기대감이 선제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의 취임 이후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해동·윤정선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