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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청산, 개혁 본질 중 하나”
非朴 “기대 하지만 핑계만 대”

새누리당 ‘인명진 비대위’가 오는 29일 새롭게 출범할 예정이지만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비록 인명진(사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군사정권 시절 오래 민주화운동을 해오면서 진보 진영에서도 폭넓은 존경을 받아온 인물이긴 하지만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저항이 거세 개혁 작업이 순항할지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부 사무처 당직자들까지 탈당 추진 그룹의 개혁보수신당에 관심을 보이면서 탈당 러시가 이어질 수도 있어 여차하면 새누리당이 뿌리까지 흔들릴 수도 있는 형국이다.

인 내정자는 26일 통화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인 내정자는 친박계 인적청산 문제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개혁의 가장 중요한 본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적청산의 구체적 방법에 관해선 “비대위원장이라고 해서 인민재판식으로 ‘당신 물러나라’고 할 순 없다”며 “윤리위원회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신당 추진 그룹 측이 인적 청산 대상으로 밝힌 ‘8명 친박’ 의원들에 대해선 “어떤 기준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하면 누구든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 내정자의 입장에 한 개혁보수신당 관계자는 “인 내정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인적 청산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인 내정자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나 한·일 군위안부 합의 등에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친박계에선 인 내정자의 생각을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인 내정자가 그렇게 말했다고 해서 우리 당론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당장 인 내정자의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한 전국위원회가 비박(비박근혜)계 전국위원들의 대거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럴 경우 친박계 회심의 카드였던 ‘인명진 카드’가 시작도 못할 수 있다. 한편 인 내정자는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으로 신동우 전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비박계 원외 당협위원장 30여 명도 탈당해 개혁보수신당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5일 “우리는 주류 친박의 반성과 변화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판단해서 보수 신당의 창당에 모든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며 내년 1월 5일 탈당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