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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3차 담화에 별 말 없다가
‘4월 퇴진·6월 대선’들고나와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며 탄핵은 물론, 탈당까지 불사하겠다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이번에도 꼬리를 내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대통령 4월 30일 퇴진’ 당론 결정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과 주요 현안과 관련, 각을 세워온 유승민 의원도 ‘TK(대구·경북) 적자’ 의식에 갇혀 혁신적 보수 주자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는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김 전 대표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김 전 대표의 휴대전화에는 ‘탄핵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문자가 빗발쳤지만, 이에 대해 해명도 하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3차 담화를 발표한 11월 29일 별다른 말이 없다가, 38시간 만인 1일 오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4월 퇴진, 6월 대선’안을 제시했다. 김 전 대표가 회동 결과를 발표한 이후 비박(비박근혜)계는 ‘4월 퇴진’으로 입장을 모았고, 곧바로 친박(친박근혜)계와 함께 ‘4월 퇴진, 6월 대선’안을 만장일치로 당론으로 결정했다.

김 전 대표의 이러한 행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또 ‘30시간의 법칙’이 도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30시간의 법칙’이란 김 전 대표가 박 대통령을 향해 큰소리를 쳐 놓고 박 대통령의 위세 앞에 30시간 안에 꼬리를 내린다 해서 붙여진 말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탄핵은 물론 탈당도 불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일주일도 채 안 돼 탄핵 대신 ‘4월 퇴진’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유 의원도 이번 국면에서 박 대통령은 물론, 친박계와 좀처럼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있다. 유 의원은 부인하고 있지만, ‘유승민-친박 연대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친박계는 ‘새누리당의 적자’, ‘TK 적자’ 의식이 강한 유 의원이 새누리당을 깨거나 뒤흔들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다”고 전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