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고등학교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에 이병철·정주영 등 경제발전에 기여한 기업인에 대한 소개가 처음 게재됐다. 왼쪽 사진은 기업인을 대표하는 박태준(두 번째 줄 오른쪽) 포항제철(현 포스코) 창업주가 1976년 공장 제2고로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고(267페이지), 오른쪽은 이전 검정 교과서에 이어 이번 국정 교과서에도 실린 1960년대 청계천 피복 공장과 노동운동가 전태일 씨의 사진(269페이지).

전태일 관련 사진·내용도 실어

교육부가 내놓은 국정 역사교과서에는 과거 검인정 교과서와는 달리 기업인들에 관한 기술이 많이 보강됐다. 종전 교과서와 같이 한국 현대 노동운동의 기폭제가 됐던 전태일 씨에 대한 사진과 내용도 계속 실렸다.

교육부의 현장 검토본 고교 교과서 267페이지 ‘역사 돋보기’에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유일한 유한양행 설립자 등이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으로 처음 소개됐다. 포항 제철(현 포스코)을 세운 박태준 창업주의 사진도 실렸다.

이병철·정주영 창업주는 ‘한강의 기적’을 이끌며 한국 경제를 세계 10위권의 수출국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인들로 소개됐다. 기존 검정 교과서에서는 기업인의 부정적인 면이 지나치게 많이 부각됐다는 지적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교과서는 이병철 창업주에 대해 “삼성 물산, 제일 모직 등의 기업을 세우고 1960년대 전자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파악하여 삼성 전자를 설립하였다. 1980년대에는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여 한국이 정보 산업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였다”고 기재했다. 정주영 창업주에 대해서는 “현대 건설, 현대 자동차, 현대 중공업 등 한국의 수출 산업을 이끈 기업들을 창업하였다”고 해설했다. 유일한 설립자도 재산 대부분을 공익 재단에 기증해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가치를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반면, 269페이지 ‘고속 성장의 그늘’ 단락에서는 “1970년에 일어난 전태일 분신 사건은 이러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주목받고 사회문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전태일 씨로 대표되는 당시의 열악한 노동 환경도 실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