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긴급 기자간담회서 밝혀

親朴‘金 불출마’ 아랑곳안해
탄핵전까지‘호위무사’맡을듯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23일 “당초 당 대표를 사퇴키로 한 12월 21일에 사퇴한다”며 조기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김무성 전 대표가 당 지도부 즉각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 여의동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정치는 책임을 지는 것이며 남 탓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내달 21일에 사퇴하기로 분명히 발표했고 로드맵도 밝혔다”며 일단 버티기에 들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하는 등 당·청·정 세 축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에서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박근혜 대통령 지키기에 마지막 호위무사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친박계 지도부와 의원들도 이날 김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도 “원래 대선 후보감도 아니었다”고 비박(비박근혜)계 비난에 주력했다. 친박계의 버티기는 박 대통령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안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친박계와 비박계로 나눠진 당이 안정화되고 확실한 대선 후보가 나타나면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친박계 의원들 중 다수가 지난 18대 국회의원 총선 때 공천에서 탈락한 뒤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 등으로 국회에 입성한 사람”이라며 “많은 인사가 박 대통령과의 인연이 있어서 출마한 것이 아니고 당선된 뒤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관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에서 물러나는 순간 이들이 바로 돌변하기는 어렵겠지만 자신들이 들어갈 수 있는 틈을 항상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탄핵이 될 때까지는 친박계가 버텨 나가겠지만 박 대통령이 탄핵돼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면 자신들의 살길을 모색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