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韓·美 공조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 회의에서 류제승(왼쪽) 국방정책실장과 에이브러햄 덴마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가 악수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 독자적 北응징전략 시급

北은 核실전배치 코앞인데
南은 대북방송도 지원못해
“국내서 송출땐 청취율 4배”

군사정책 공격적 전환 필요
北체제변화 예산 집중 투입

야당도 무조건 반대 지양을
정치권 안보대단결 나서야

북한은 핵탄두 실전배치 계획을 통해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지만 우리는 김정은 체제를 흔들 대북방송조차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어 대북정책의 효율성은 물론 국가 안보 수호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계기로 전면적인 대북 군사정책의 공격적인 전환은 물론 정치권의 안보 대단결, 북한 체제 변화 유도를 위한 예산의 집중 투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민간대북방송인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상임대표는 “북한이 핵 공격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북한 내부 사회로 진실을 알릴 수 있는 심리전 전개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부는 제대로 대북방송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통일방송의 경우 운영비의 70%를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며 30%는 국내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국내의 다른 대북방송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국내의 대북방송 대부분은 해외에서 단파 방송을 송출하는데 국내에서 AM 주파수를 송출하도록 지원하면 북한 주민들의 청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AM 주파수를 북한으로 송출하면 최대 3∼4배로 출력이 높아지게 된다. 이 대표는 “북한 주민들의 청취율도 2∼4배가량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일종의 정보 폭탄으로 김정은 체제를 흔드는 역할과 기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북방송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정치권의 분열이 꼽힌다. 예산편성을 수반하는 사항인 만큼 국회 동의가 필요한데, 야권에서는 북한이 과민반응을 나타낼 우려가 있다고 보고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야권 내부에서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며 “다만 최근 북한의 잇단 핵실험으로 야권 내부에서도 대북방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대북 강경파 사이에서는 심리전 강화와 함께 군사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견해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이 생존의 위기에 놓여 있는 마당에 김정은 암살, 북한 체제 전복, 전술핵 재배치, 한국 독자 핵무장 등과 같은 초강경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거론 중인 대응 카드는 크게 네 가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군 자산을 활용한 무력시위, 우리 예산을 통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구매 및 추가 배치 등을 통한 방어력 증대, 북한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 향상, 대북 심리전 강화 등이 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현재까지 군사적 대응 카드 사용에 대해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군사적으로 북을 압박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 대변인은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과 관련해선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핵무기 개발로 역전된 남북의 군사적 균형추가 이대로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북한의 ‘레짐 체인지’를 겨냥해 지원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최근 발효한 북한인권법도 적극적으로 운용해 북한을 최대한 자극하는 전략도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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