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기싸움 국회 파행 계속

여야가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부터 ‘강 대 강’으로 정면 충돌한 것은 내년 대선까지 겨냥한 정치 셈법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소야대라는 힘의 논리로 새누리당을 밀어붙여 지지층 결속을 유도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초반부터 밀리면 내년 대선까지 밀릴 수 있다며 위기감에 휩싸여 ‘무책임한 여당’이란 비판을 무릅쓰고 국회 보이콧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2일 서로를 향해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론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더민주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이 우리가 반발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정기국회 개회사를 통해 자극한 것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며 “더민주와 정 의장 간 모종의 연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정 의장이) 일부 특정 정파의 대변인 역할을 해서 국회의장 본연의 책무를 망각하고 품위를 손상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더민주는 새누리당이 국회 파행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며 국회 보이콧을 규탄하고 나섰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장실을 방문해 전날 발생한 국회 파행사태에 대해 정 의장과 약 30분간 논의한 뒤 나오며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더민주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의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겨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턱도 없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의 자기비판과 사과가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윤호중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여야가 원만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추경 예산 처리를 위해 그것(야당 단독처리)도 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압박했다. 추미애 더민주 당대표도 이날 광주 5·18 민주묘역 민주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병우 ‘우’자에 경기를 하면서 정기국회 첫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린 새누리당의 무책임성을 꾸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