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비장한 특수팀장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그를 감찰한 이석수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에 대한 수사를 지휘할 윤갑근 검찰 특별수사팀장이 2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서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김수남, 특수팀 관철시켰지만
팀장은 靑·법무부 입김 관측

禹, 민정수석 유지 ‘셀프수사’
尹, ‘무언 압박’견딜지 관심

중앙지검 특수2부에 사무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에 대한 동시 수사를 진행하게 된 검찰 특별수사팀과 팀장인 윤갑근 대구고검장 앞에 놓인 첫 번째 과제는 ‘우병우 사단 꼬리표 떼기’다. 일각에서 윤 팀장의 임명에 법무부와 청와대의 입김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는 데다, 우 수석이 검찰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직을 유지하고 있어 수시로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셀프 수사’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윤 팀장의 수사 상황 보고를 최소화하겠다고 결정한 것도 수사팀의 독립성을 최대한 지켜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이 최종 수사 결과만 보고하도록 돼 있는 특임검사 수준 이상으로 특별수사팀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은 ‘윤갑근호’의 수사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관건이 독립성·중립성·객관성에 있다는 판단을 내린 때문으로 풀이다. 우 수석의 사법연수원동기(19기)인 윤 팀장 역시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출근길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처리할 것”이라며 “동기라는 (우 수석과의) 인연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사팀장의 보고 최소화’가 근본적인 수사개입 또는 권력으로부터의 ‘무언의 압박’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법조계 고위관계자는 “수사 배당은 검찰총장의 권한이지만 검찰의 인사권은 법무부 장관에게 있고, 실상은 장관 뒤에서 청와대가 인사권을 행사하는 셈”이라며 “김 총장으로서는 조직의 명운이 걸린 수사의 팀장에 우 수석의 연수원동기를 임명하고 싶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관계자는 민정수석에게 수사 결과가 보고되는 관례를 지적, “대검에서 특임검사 수준으로 보고받겠다고 먼저 나선 것 자체가 그만큼 검찰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 수석에 대한 수사를 우 수석이 보고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최대한 피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수사에서 ‘윗선’의 뜻을 크게 거스르는 결론을 내린 적이 별로 없는 윤 팀장이 특별수사팀을 이끌도록 한 것은 결국 청와대의 뜻이 관철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팀장은 서울중앙지검 11층 특수2부 자리에 사무실을 차렸다. 이날 중 특수부·형사부 등 가리지 않고 능력 있고 중립적인 검사들로 수사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