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司 작계 5029 시나리오
쿠데타 발생 뒤 내전 우려도
北 주민 대량탈북 상황 가정

박근혜 대통령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시작 첫날인 22일 청와대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북한의 체제 균열 조짐을 언급함에 따라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한미연합 대응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연합사는 한미연합 개념계획인 작전계획(작계) 5029에서 북한 급변사태에 6가지 상황을 상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생화학무기·미사일 등 북한 대량파괴무기(WMD) 탈취 및 제3국 반출 우려 상황 △북한 정권 교체 △쿠데타, 주민봉기 등에 의한 북한 내전 상황 △북한 주민 대량 탈북 △홍수, 지진 등 북한 정권이 자체적으로 수습이 어려운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작전 상황 △북한 내 한국인 인질 사태 등이다.

WMD가 제3국 및 알카에다 등에 반출되는 상황은 동북아지역과 전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쿠데타가 발생해 지정된 후계자 없이 쿠데타 주체세력과 반세력 간 내전상황이 전개될 경우 이는 외부세력의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이 예상되며 내전이 국제적으로 확전될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 주민 대량 탈북 사태가 발생해 체제의 통제력이 약화되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가는 경우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동해를 건너 일본으로 가는 경우와 서해와 동해를 통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으로 오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대량 탈북 대비책이 필요하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부의 엘리트층 대규모 탈북 등 불안한 정치적 상황과 심각한 경제난 등으로 최근 북한 급변사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우리 정부도 단독 또는 한·미가 연합해 급변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해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 등을 통해 기자들의 북한 급변사태 관련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국방부 군비통제차장을 지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 내 불안정성으로 언젠가 급변사태가 일어날 것이란 점에서는 대체로 전문가들이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며 “하지만 급변사태가 조기에 발생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입장과 판단에 이견이 있어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북한은 5년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문 센터장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국의 북한지역 관할권 정당성 설득 노력과 함께 주변국들과 급변사태 관련 논의를 미리 확대하는 한편, 북한 주민들의 ‘친한화’ 및 탈북 주민들의 행복지수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의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때 한국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장래에 최소 비용으로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유리한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