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호주 수영 대표팀의 케이트 캠벨(오른쪽)과 동생 브론트는 자유형 100m의 경쟁자이자 리우올림픽 여자 자유형 400m 계영 세계신기록과 금메달을 합작한 동료. AP 연합뉴스

케이트-브론트 캠벨 자매, 자유형 400m 계영 ‘金물살’

두 살 터울의 호주 자매가 한 편의 멋진 드라마를 완성했다. 호주의 케이트(24)-브론트(22) 캠벨 자매는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세계신기록을 합작했고 호주에 금메달을 안겼다.

케이트-브론트 자매는 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자유형 400m 계영에서 미국을 상대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호주 대표팀은 미국에 뒤졌으나 3번 영자 브론트가 뒤집기에 성공했고 마지막 4번 케이트가 격차를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케이트는 ‘여자 펠프스’에 비유되는 미국의 케이티 레데키(19)의 추격을 뿌리쳤고 호주 대표팀은 3분 30초 65로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브론트와 케이트는 자유형 100m의 최강 자매다.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100ｍ에서 브론트가 1위, 케이트가 3위를 차지했고 세계수영선수권 개인 종목에서 최초로 자매가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브론트가 줄곧 앞섰지만, 최근 들어 케이트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빼어난 미모를 지닌 캠벨 자매는 체격조건도 뛰어나다. 케이트는 186㎝·67㎏, 브론트는 179㎝·58㎏. 자매는 빼어난 미모, 탁월한 기량에 따뜻한 마음씨도 지녔다. 호주의 더뉴데일리 등 언론에 따르면 캠벨 자매는 뜨거운 우애를 자랑한다.

이미지 크게보기 브론트(오른쪽)와 남동생 해미시. 케이트의 SNS

캠벨 자매의 남동생인 해미시(17)는 뇌성마비 장애를 지니고 태어났으며 지능은 3세 수준이다. 가족 중 한 명은 반드시 해미시를 돌봐야 한다.

케이트와 브론트는 운동을 하면서도 남동생을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남동생이 화장실을 갈 때는 물론 식사할 때, 옷을 입을 때도 늘 곁을 지켰다. 브론트는 “이렇게 생활하면서 우리 가족은 더 가까워지고 서로를 각별하게 챙기게 됐다”며 “동생이 한밤중에 갑자기 화를 낼 때면 침대에서 언제든지 뛰쳐나와 노래를 불러줬다”고 설명했다.

경기를 앞두고 남동생 해미시를 떠올리는 습관은 승패와 관계없이 담담하게 레이스에 임하도록 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특히 브론트는 “해미시의 얼굴을 떠올리다 보면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차분하게 내 페이스에 집중하게 된다”며 “인생에선 게임에서 패하는 것보다 더 좋지 않은 일이 많다”고 말했다.

어머니 제니 캠벨은 딸들이 서로를 질투하는 대신 ‘선의의 경쟁’을 펼치도록 유도했다. 어린 시절 브론트가 언니 케이트를 시기할 때면 어머니는 항상 노력을 강조했다. 하루는 브론트가 열심히 수영장에서 훈련하는 사이 케이트가 브론트의 트로피를 침대 아래로 몽땅 숨겨버렸다. 이를 본 어머니는 “동생이 가진 것을 너도 갖고 싶다면,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타일렀다. 캠벨 자매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까지 캠벨 자매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기량을 끌어올렸고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신기록을 합작하며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누렸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