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7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기업설명회에서 이동근(앞줄 오른쪽 두 번째)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등 참석자들이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정부 대응전략은

경제보다 정치적 심리 조장
‘불확실 주장 교역위축’ 판단

주형환, G20 통상회의서
“FTA 효과 보고서 만들자”

아셈 장관회의 준비단 신설
자유무역 선도국 입지 강화

정부가 범부처 역량을 총동원해 비관세장벽 대응체계를 강화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 차단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사실과 증거에 기반을 두지 않은 이념적이고 불확실한 주장들이 세계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로서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는 데 한국이 선도적인 태도를 보일 때 국제사회에서의 지지와 함께 우리 수출 시장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 9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통상장관 회의 본 세션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서 “근거 없는 반(反)자유무역 정서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등이 나서 이미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이 경제성장, 고용 등에 미치는 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G20 회원국들에 제시해달라”고 제안했다.

주 장관의 발언은 WTO 회원국들의 공동 대응 없이는 최근 미국, 중국 등 G20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역제한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자유무역이 각국에 가져다준 이익을 객관적으로 증명하자는 것이다. 이 제안은 회의에 참석한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과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각국 회원국 대표들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실제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일부 WTO 회원국에서는 경제 현실보다는 다분히 ‘정치적 심리조장’ 차원에서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도 통상협정내용이나 규범이 아닌 자국 내 행정절차나 독자적 기준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외국 제품들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가하는 비관세장벽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히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미 FTA 등의 체결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담았다.

정부는 보호무역주의 배격의 1차적 조치로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은 각국의 비관세장벽 제거에 나설 방침이다. 또 국내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와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복수국가간서비스협정(TISA)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 개도국의 시장개방 확대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자간 FTA 협상에도 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기로 했다. TPP는 참여를 전제로 하되, 기 참여국과 별도로 우리 상황에 맞는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13년간 중단된 아셈(아시아유럽회의) 경제장관회의 한국 개최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이달 말 ‘아셈 경제장관회의 준비기획단’을 신설·추진, 다자간 무역 공조를 강화하는 등 자유무역주의 선도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