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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韓銀총재 강연

“자국우선 새 경제패러다임
재정여건 등 대응여력 있어”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적인 보호무역주의 회귀 움직임 등으로 인해 글로벌 교역 위축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저성장 기조 속의 국내 거시경제정책과 관련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주문했다.

이 총재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경제재정연구포럼 초청 강연에서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의 성장세가 혼조를 보이고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자국경제 우선과 무역장벽 강화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총재는 특히 “자국 경제 회복을 위한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 움직임 등으로 글로벌 교역 위축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국가 간 경쟁적인 자국 통화 약세 유도 움직임도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엔화 가치 약세 유도를 위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와 중국 위안화 절하 기조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금융위기 이후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확대 재정정책과 금융완화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하다”며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통화·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을 종합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G20 회의에서도 이를 공동성명서 형식으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도 저성장, 저물가 추세 속에 저출산·고령화, 제조업 성장동력 약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으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제약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거시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양호한 재정여건은 경기 부진 및 고용위축에 대응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재정 여력(지속가능한 국가채무 최대치와 현재 국가채무 수준과의 차이) 추정치는 241.1%로 주요 11개국 가운데 노르웨이(246.0%) 다음으로 높다고 소개했다.

정부가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지만 향후에도 경기에 적극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국내 경기 회복에 중점을 두고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한편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