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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사에 심사위원 추천권

의원들 관행적 ‘동료 감싸기’
68년동안 징계안 가결 6건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산하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윤리심사위원회로 격상하고, 외부 인사에게 심사위원 추천권을 부여해 독립성과 기능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 등 11명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회법 일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의원의 ‘특권 불감증’을 타파하고 국회의 자정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의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9대 국회에서 39건의 징계안이 윤리위에 회부됐으나 처리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1일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8명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를 13명의 윤리심사위로 확대·개편한다. 윤리심사위원은 국회의장이 뽑은 학계·언론계·법조계·시민단체 대표가 각각 25명을 추천해 100명을 구성한 뒤 추첨을 통해 선정한다. 기존에는 자문위원을 여야 교섭단체대표의원의 추천을 받아 위촉해 심사의 공정성과 실효성에 대한 한계가 지적돼 왔다.

자문에 머물렀던 기존 역할을 넘어서기 위해 윤리심사위에 사전심사권과 조사권도 부여된다. 윤리특위에서 요구가 들어오지 않아도 윤리심사위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심사에 착수해 60일 이내 징계권고안을 의결할 수 있다. 윤리특위는 윤리심사위의 보고가 이뤄진 뒤 30일 이내 심사를 마쳐야 하고, 이 기간을 넘기면 윤리심사위의 의결이 본회의에 바로 부의된다. 현행법에는 처리 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징계안이 자동폐기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제헌 국회 이후 68년간 국회가 징계안을 가결한 경우는 단 6번에 불과했다. 241건의 의원 징계안 중 대부분은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하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독립성을 지닌 윤리심사위가 신속한 징계안 심의·의결 처리로 국회 자정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윤리특위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인사로 구성한 윤리자문위를 만든 뒤 10여 년 만에 다시 한 번 혁신하는 셈이다.

이밖에 20대 국회 들어 의원 특권 방지 법안들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원혜영 의원은 국회가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안을 72시간 내 표결하지 않고 넘길 경우, 다음 개회하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하도록 한 ‘불체포특권 남용 방지법’과 함께 4분의 1 이상 회의에 무단 불참하는 의원의 세비를 깎는 ‘무단 회의불참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백혜련 의원은 친·인척 보좌진을 채용할 경우 이를 공개하고 보좌진의 후원금 납부를 금지하는 법안을, 김광수·윤상현 의원은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별도로 발의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