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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제언

“3당 합의후 바로 입법나서야
제도화는 의원들 의지 문제”

“본회의 찬반 공개투표 필요
통과 안됐을 때 책임 물어야”

여야는 국회개혁 ‘원조 싸움’
“정략적 접근방식도 지양해야”

서영교(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족 보좌진 채용 파문 등을 계기로 촉발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20대 국회개혁론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외부 인사들이 주축이 돼 속전속결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각종 개혁 방안들이 지속성과 실효성을 갖기 위해 관련 내용의 입법화가 추진돼야 하며 이를 위한 기구와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신두철 한양대 국가전략연구소 교수는 1일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은 국회법을 개정하면 되는 것으로 3당이 합의하면 바로 실천에 옮길 수 있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구체적인 일정이나 로드맵을 제시해 실천되지 않을 경우 누구의 잘못인지 명확하게 지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특권 내려놓기 방안이 다 나와 있기 때문에 누가 찬성하고 반대하는지 알 수 있도록 조속히 공개투표에 부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19대 국회에서 특권 내려놓기 방안이 제도화되지 못한 이유는 국회의원들의 의지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회개혁 자문위원을 지낸 황정근 변호사는 “결국 국회의원들이 제 머리를 깎지 못한 것”이라며 “급한 불만 끄자는 식으로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실제로는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법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19대 국회에서는 세비 삭감 등 국회 특권 내려놓기 내용을 담은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총 15건이 발의됐지만, 처리된 법안은 국회 회의장에서 폭력을 행사해 500만 원 이상 벌금이 확정된 사람을 5년 이내 국회 보좌직원으로 임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 1건만 통과됐다.

일부 의원 사이에 공항이나 기차역사 귀빈실 이용을 하지 않는 등의 움직임도 있었지만 제도화되지 못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원들이 법제화된 특권부터 크게 내려놓고, 관행적으로 누려왔던 특권들을 차근차근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각 당이 경쟁적으로 국회 개혁안을 내면서 ‘원조’ 논란을 벌이는 등 여야가 정략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불체포 특권 무력화 등 특권 내려놓기 합의에 대해 각각 자신의 당이 먼저 들고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어제(30일) 원내대표 회동에서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표했던 불체포 특권 개혁, 세비 동결, 친·인척 채용 금지를 포함한 전반적인 개혁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합의 내용에 대해 전날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원혜영 의원의 발의안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해석했고,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의 국회 개혁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지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정치권이 자신들의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등으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채·김다영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