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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주 가루매마을 이장

지난 4월 29일 경기 양평군 지평면 가루매마을을 찾은 고려대 국제어학원 한국어센터 학생들은 물레방아와 작은 호수, 그리고 호수에 걸쳐진 나무다리와 꽃밭 등이 예쁘게 조성된 마을 모습에 즐거워하며 곳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권윤주(59·사진) 가루매마을 이장은 “9년 전 체험형 농촌 마을을 계획하면서 직접 조성한 것”이라고 말하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권 이장은 체험형 농촌 마을에 관해서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가루매마을에 체험마을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뒤 사단법인 양평농촌나드리협동조합을 만들어 이 같은 모델을 양평군 내에 전파했다.

그 성과로 양평군 내 체험마을 개수는 군 단위로는 전국 최다인 28개가 됐다. 이 같은 농촌 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0월에는 농업인들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대산농촌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권 이장은 지난 1월부로 양평농촌나드리협동조합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경기도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체험마을 사업을 도 단위로 확대하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 내 체험마을은 98개로 역시 도 단위에서 가장 많다.

권 이장에게 체험마을을 시작한 뒤 마을의 소득이 늘었는지 묻자 곧바로 “소득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권 이장은 “소득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라며 “체험마을을 운영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마을 주민들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체험마을화를 진행한 2008년 5000명 수준이었던 가루매마을 체험객은 지난 2011년 1만여 명 수준으로 늘어난 뒤 비슷한 숫자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더 늘릴 수도 있지만, 그 이상은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을 해치는 수준이 된다는 권 이장의 판단으로 의식적으로 숫자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 같은 권 이장의 생각은 마을 체험관 내부에 적힌 ‘당신 덕분에 행복합니다’라는 문구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권 이장은 “대부분 체험마을이 소득 증대 위주로 가고 있다”며 “경기도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을 맡으며 이 같은 ‘소득 중심’의 사고를 농민들의 ‘행복 중심’으로 바꿔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