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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4人’ 급여·상여금 분석

계열사마다 중복 직함 갖고
3년간 총 415억원 받아가

‘롯데그룹 오너 4인’이 롯데 계열사 곳곳에 직함을 걸치고, 급여·상여로만 최근 3년간 415억여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배당은 제외한 액수다. 업계에서는 사내 특별한 직책이 없는 비상근 이사에게 지분 보유에 따른 배당금이 아닌 급여를 주고, 오너가 2명이 여러 곳 계열사에서 회장직을 맡아 연간 수십억 원의 급여를 받는 것은 ‘모럴해저드’라고 비판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 계열사들이 회계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비상장 계열사 등에서 급여 명목으로 오너가에게 급여를 제공하거나, 회계처리 한 것보다 더 많은 급여 등을 주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문화일보가 롯데그룹 계열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동주(62) SDJ 회장은 ‘비상근 이사’ 자격으로, 신격호(94) 총괄회장은 ‘상근 총괄회장’, 신동빈(61) 회장은 ‘상근 회장’ 자격으로 연간 수십억 원을 벌었다. 특히 입·퇴원을 반복하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고령의 신 총괄회장도 지난해 기준 급여 41억 원 이상을 받았다. 신 총괄회장은 2013년에서 2015년까지 비상근 총괄회장 자격으로 롯데쇼핑 62억5000만 원, 호텔롯데 23억7000만 원, 롯데제과 23억7000만 원, 롯데건설 5억 원 등 114억9000만 원을 받았다.

신 회장은 상근 회장 자격으로 롯데쇼핑 46억 원, 호텔롯데 10억 원, 롯데제과 30억 원, 롯데케미칼 60억 원 등 146억 원을 수령했다. 비상근 이사인 신 이사장은 롯데쇼핑 5억 원, 호텔롯데 85억5000만 원, 롯데건설 15억 원 등 105억5000만 원을 받았다. 신동주 회장도 같은 자격으로 호텔롯데 24억 원, 롯데건설 25억 원 등 49억 원을 챙겼다.

연간 수령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에만 급여액 공시를 하게 돼 있어 이들이 다른 계열사에 직함을 걸치고 받은 급여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사실상 출근을 하기 힘들고 특별한 직책을 맡지도 않은 오너가에게 연간 수십억 원의 급여를 주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롯데로부터 압수한 회계장부를 바탕으로 회계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오너가에게 급여를 지급해 이 돈이 비자금으로 흘러간 게 있는지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