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안팎 “독립성 부여” 강조

20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남용 방지법’ 등 국회의원들의 과도한 특권 축소 또는 폐지를 위한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 안팎에선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정개특위는 독립성뿐만 아니라 개혁안을 마련해 관련 상임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통화에서 “이번 20대 국회는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는 만큼, 국회 개원 초기에 국회개혁특위 등을 만들어서 신뢰받는 국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정개특위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남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대한민국호는 좌초 위기”라며 “여야 대표 등을 만나 이번 총선에서 민심이 요구한 정치체제 개편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위한 정개특위는 18·19대 국회에서도 구성됐지만 결국 자기 살을 스스로 깎는 혁신을 하지 못했다”며 “20대 때는 조속히 정개특위를 구성하되 내부 인사뿐 아니라 외부 인사를 영입해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와 시민단체 인사들은 20대 국회의 새 정개특위는 외부 인사들로 구성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일제히 주장했다. 17, 18, 19대 국회에서도 정개특위가 활동했지만, 국회의원들이 선심성·선언성 공약만 남발하고 결국 관련 법안은 처리하지 못하는 사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국회의원들이 선심성·선언성 발언을 하면서도 실제로는 특권을 내려놓을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자문기구 구성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스웨덴은 정개특위에 국회의원들이 한 명밖에 참여하지 않는다. 아예 외부 인사로 구성된 독립적 위원회로 만들고, 여기서 합의된 안에 대해 제도적으로 추진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외부 인사가 전체 특위 위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여기서 합의한 안을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이 반대하지 않으면 통과시키는 등 과감한 의사결정 구조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는 모든 정개특위 논의가 선거제도로 집중된다. 2018년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지금부터 정개특위를 열어서 모든 룰을 논의해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희·김다영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