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20代 의원 선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국회의원들이 1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선서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② 개혁작업 ‘속전속결’ 한목소리

출판기념회 제재·수당 개정…
與野발의안 임기 끝나‘폐기’

스스로 기득권 내려놓는 일
미룰수록 소극적으로 변해

20대 국회를 특권 없는 일하는 국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20대 국회 초반에 국회 개혁 작업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 대선이 있는 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회의원들이 기득권 늪에 빠져 개혁 작업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올해 내에 국회 개혁 작업을 속전속결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한 특권 내려놓기 = 여야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임기 하반기에 들어서야 특권 내려놓기 방안을 추진했지만 모두 입법화에 실패했다.

새누리당은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특권 개혁 법안을 마련해 2014년 12월 발의했지만, 관련 법안은 모두 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도 같은 해 2월 국회의원 윤리실천 특별법안을 마련해 발의했지만, 국회 차원에서는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외부 인사로 구성된 국회의장 산하 국회개혁자문위원회도 2014년 말 불체포특권 및 수당 지급 관련 조항 개선을 국회의장에게 건의했지만, 관련 규정 개정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당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관련 4개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여기에는 국회의원이 대가성 금전을 받는 출판기념회를 열지 못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본회의·상임위 회의가 열리지 않거나 국회의원이 구속됐을 경우 수당 지급을 중단하는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이 포함됐다. 또 공익 업무 외에 국회의원의 겸직을 원칙적으로 금하는 국회법 개정안, 정치권의 자의적인 선거구 획정을 막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두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들어있었다.

새정치연합이 내놓은 특별법에는 국회의원 세비산정위원회 설치,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국회의원 윤리감독위원회 신설 및 독립적 조사권 부여, 출판기념회의 회계 투명성 강화, 국회의원들이 받는 축·부의금 등 경조금품에 대한 규제 강화, 국회 윤리위원회의 객관적 운영 도모,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 수준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양당이 추진한 법안에는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모금 금지, 국회의원 수당 지급 개선 방안 등이 공통으로 담겼지만, 법안 처리에 합의를 이루지는 못했다.

◇“개원 초기 개혁해야” = 19대 국회에서 국회 개혁 법안이 처리되지 못한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4·13 총선으로 국회 개혁 작업이 뒤로 밀렸고, 국회의원 임기 말기가 되면서 스스로 권한을 축소하는 일에 소극적으로 변해버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당이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발의한 이후 구성된 19대 후반기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차기 총선 선거구 획정안만을 논의했을 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논의하지 못했다.

국회개혁자문위원을 지낸 황정근 변호사는 “국회의원 스스로 특권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법을 통과시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고 임기 말로 가면 동력을 상실한다”며 “국회의장이 임기 초반부터 강력한 의지를 갖고 개혁 작업을 벌이고 올해 내에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해야 결실을 이룰 것”이라고 지적했다.

20대 국회가 시작하면서 내부에서도 특권 내려놓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은 “의원 특권 백서를 만들어 시민사회 인사 등에게 객관적인 검증을 맡기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겠다”고 강력한 개혁 추진을 시사했다.

김병채·김다영 기자 haas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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