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수용, 대표단과 전격訪中

北외교 진두지휘 책임자
김정은 친서 휴대 가능성

군사·경제 등 종합적 논의
北·中관계 해빙될지 촉각

31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규모 대표단의 중국 방문은 북한과 중국 간 관계개선의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전격 동참하면서 양국은 냉각 상태를 맞았지만 이번 대표단 방중을 계기로 기존 협력관계가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중은 베이징(北京)에서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뤄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대표단의 이번 중국 방문은 일본 교도(共同)통신을 통해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물론 조선중앙TV 등에서도 일절 언급이 없었다.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리 부위원장은 스위스 주재 북한 대사를 30년간 지냈으며 1990년대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생활을 뒷바라지한 인연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그는 7차 노동당 대회 이후 북한 외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리 부위원장의 중국행에 대규모 대표단이 동행한 점은 중국과 북한 간 다양한 협력관계를 논의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리 부위원장은 다음달 2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중국 쑹타오(宋濤) 대외연락부 부장 등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과 회담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와 안보, 경제 분야 등에서 종합적인 논의가 예상된다. 북한이 강력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처해있는 만큼 돌파구 모색을 위한 얘기가 오고 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친서를 리 부위원장이 휴대했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 이후 당대당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과 중국이 다음 달 6∼7일베이징(北京)에서 제8차 전략 및 경제 대화를 개최하는 만큼 핵 문제에 대해 북·중간에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북·중 간의 논의는 자연스럽게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에서 왕양 부총리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미국 측 존 케리 국무장관과 제이컵 루 재무장관이 양측 정상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므로 북한핵과 대북제재 등 모든 현안이 테이블에 올라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실장은 “그동안 당 국제비서였던 강석주가 맡았던 역할을 맡게 된 리수용 부위원장은 북·중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채널이라는 점에서 북·중 관계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