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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로 ‘취임 100일’… 구조조정 칼 빼든 유일호

유일호(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아 ‘순둥이’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오는 21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1월 13일 출범한 ‘유일호 경제팀’은 취임 직후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유 부총리는 취임 3주일 만에 올 1분기 재정 조기집행액을 21조 원 이상 늘리고,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내용의 ‘미니 경기부양 카드’를 내놨지만, 아직도 경기는 본격적인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유 부총리가 취임 100일을 맞아 국면 전환 카드로 내놓은 것은 기업구조조정이다. 대규모 고용 감소 등을 수반할 수 있어 ‘정치 바람’이 관건인데,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을 활용해 추진할 계획이다.

유 부총리는 “현대상선이 가장 걱정”이라며 특정 기업을 거론하기도 했다. 평소 부드러운 스타일인 유 부총리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유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해외투자은행(IB) 등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추락하는 경기를 뒷받침할 정책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은 오는 26일 한국은행에서 나올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을 지켜본 뒤 내릴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재정확대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유 부총리는 올 1분기 GDP도 보지 않은 채 최종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부총리는 오는 4월 말에는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 재정개혁안 등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동안 뚜렷한 성과도 없고, 무색무취(無色無臭)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유 부총리가 서서히 자신의 색깔을 찾고 경제정책의 리더십을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총선 결과가 여소야대(與小野大)로 나오면서 경제 정책을 펼치기 더욱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경제 정책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