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림산업은 디벨로퍼 사업 첫 민자발전(IPP)프로젝트인 포천복합화력발전소를 완공, 2014년 7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이 발전소는 LNG를 원료로 사용하며 1560㎿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대림산업 제공

- ① 대림산업

민자발전 ‘대림에너지’ 설립
포천복합火電 완공 본격가동

작년 파키스탄 풍력발전 인수
현지 수력발전소 2곳 건설도
호주선 석탄火電 지분 사들여

여의도 이어 마포·강남 ‘호텔’
위례 등 ‘뉴스테이’ 지속 공급

건설·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토목·건축, 분양사업 시공중심에서 벗어나 기획과 시공·운영까지 하는 종합 건설 솔루션 시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부동산 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가기 위래서는 한 차원 진보한 부동산 디벨로퍼가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 디벨로퍼란 프로젝트 발굴 및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관리까지 전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사업자를 말한다. 선진국의 벡텔(미국), 빈치(프랑스) 등 에너지·건설사들이 초대형 디벨로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 디벨로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 가입 업체도 늘고, 중대형 건설사, 건설·부동산 산업 중심의 공기업들이 디벨로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건설, 디벨로퍼에 미래 있다’ 시리즈를 통해 민간과 공공 디벨로퍼의 사업 현황과 앞으로 성장 방향 등을 점검해 본다.

대림산업은 디벨로퍼형 건설사의 선도자다.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에너지와 사회간접자본(SOC), 호텔, 주택사업 등 주요 분야에서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운영까지 총괄하는 ‘리드 디벨로퍼(Lead Developer)’로 도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은 2014년 투자·시공·운영까지 모두 담당한 포천LNG복합화력발전소를 준공,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또 자체 개발한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GLAD)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에는 인천 남구 도화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1호 사업자가 되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은 국내에서 디벨로퍼 사업을 잇달아 성공시킨 가운데 해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파키스탄 풍력발전 인수를 통해 글로벌 디벨로퍼의 기반을 마련했고, 이슬람개발은행과 손잡고 해외 발전, 에너지 사업을 진행할 ‘대림 EMA’라는 합작법인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설립했다. 대림 EMA는 최대 2억 달러(약 2324억 원)를 출자해 발전, 에너지 분야의 투자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대림에너지가 합작 법인의 실질적인 운영 및 사업개발 활동을 수행한다. 대림은 합작법인을 통해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국가로 민자발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림이 디벨로퍼로 변신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민자 발전(IPP·Independent Power Producer)사업. 대림은 IPP 육성을 중장기적인 전략 방향으로 잡고,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동남아시아, 인도, 중남미 등 신흥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IPP란 민간 업체가 투자자를 모집해 발전소를 건설한 후 일정 기간 소유, 운영하며 전력을 판매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모델이다. 설계·조달·시공(EPC) 기술력뿐만 아니라 사업 기획, 금융 조달 등 다방면에서 역량이 요구된다.

대림은 IPP 사업 본격 육성을 위해 이를 전담하는 대림에너지를 2013년 설립했다. 첫 사업으로 2014년 7월 포천복합화력발전소가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이 발전소는 LNG를 원료로 사용하며, 수도권 단일 복합화력발전소로는 최대 규모인 1560㎿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대림은 2013년 호주 퀸즐랜드 밀머란 석탄화력발전소(851㎿) 지분을 인수, 해외 IPP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이로써 대림은 연료 조달, 발전소 유지·보수, 효율적인 전력 공급 등 발전소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노하우를 확보했다.

대림 관계자는 “국내외 LNG 및 석탄화력발전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IPP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림은 해외 SOC 민간사업 분야에서도 디벨로퍼로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3월 현재 파키스탄에서 정부·민간 공동개발사업 형태로 2개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496㎿ 규모의 로어 스파트 가(Lower Spat Gah) 수력발전 사업의 경우 국내 발전공기업은 물론 월드뱅크 산하 IFC가 공동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어서 수익성과 안전성을 확보한 이상적인 민간개발사업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102㎿ 규모의 굴푸르(Gulpur) 프로젝트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남동쪽 약 167㎞ 지점에 102㎿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해 30년간 운영하는 프로젝트다. 2012년 착수해 2014년 파키스탄 정부 실시협약, 전력판매계약, 건설인허가 승인을 받고 2015년 프로젝트 파이낸싱 계약을 체결했다.

또 2014년 12월에는 스페인 아벤고아사와 수력발전· 댐·상하수사업 분야의 전반적인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벤고아는 세계 19위의 EPC업체다. 대림은 아벤고아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전 세계 물사업 분야에서 디벨로퍼 사업자로 활동할 계획이다.

국내 디벨로퍼 사업의 경우 여의도 콘래드 호텔 성공에 이어 호텔사업을 확장한다. 올해만 서울 마포 공덕과 강남구 논현동에 호텔 2곳을 개관할 예정이다. 대림은 장기적으로는 약 4000객실 규모의 호텔을 운영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내 최대 호텔 운영사인 신라, 롯데에 이어 세 번째 위치다.

대림은 뉴스테이 사업도 1호인 ‘e편한세상 도화’에 이어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를 최근 공급했다. 이 밖에 지난해 11월 수주한 충남 천안시 원성동 재건축 사업에도 뉴스테이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