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커제 “날 이길 순 없을 것”

한국만큼이나 많은 바둑 고수가 활동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에서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첫 대국 결과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또 중국 바둑 랭킹 1위인 커제(柯潔) 9단은 이 9단의 충격적인 1패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알파고를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일본 바둑계의 일인자인 이야마 유타(井山裕太·26) 9단은 9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경기 결과에) 놀랐다”며 “(알파고가) 이 정도로 바둑을 두는 것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세돌과의 상대 전적에서 2승 4패로 열세인 이야마 9단은 이번 대국 전 “기보 내용을 보면 알파고가 지금 실력으로 이 9단을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예상한 바 있다. 또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알파고가 “경천동지의 완승”을 거뒀다며 이 9단과 알파고의 제1 대국 내용에 대해 “알파고가 ‘완승’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겼다”고 전했다.

일본의 ‘컴퓨터 바둑포럼’ 회장인 마쓰바라 진(松原仁) 공립 하코다테(函館) 미래대 교수는 아사히(朝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알파고는 과거 기보 데이터를 읽어들임으로써 실력을 높일 수 있었다”며 “단기간에 상당한 학습을 반복해 힘을 붙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들도 이 9단과 알파고의 첫 대국 결과 이 9단이 패배한 사실을 관심 있게 보도했다. 신화(新華)통신 등은 9일 첫 대국에서 알파고가 불계승으로 이 9단을 누른 소식을 전하면서 이 9단이 “오늘은 졌지만 내일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의 바둑 최고수 커제 9단은 자신의 웨이보(微博) 계정에 “알파고가 이세돌은 이길 수 있지만 나는 이길 수 없다”는 글을 남겼다.

박준희 기자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