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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8개월 앞두고 공화 분열

롬니, 트럼프 반대 전선 선봉
“안보에 무지” 매케인도 공세

WP “트럼프가 대통령 되면
주한미군 분담금 싸움걸 것”

2012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선전포고로 도널드 트럼프의 후보 지명을 막기 위한 공화당 주류의 총공세가 시작된 가운데, 외교 안보 전문가와 유력 언론 등이 일제히 트럼프 비판에 가세했다.

3일 뉴욕타임스(NYT)와 AP 등에 따르면 롬니 전 주지사는 미국 유타대에서 연설을 하고 “트럼프는 부정직의 상징으로 대통령이 되기에 기본적인 성품이나 판단력을 갖추고 있지 못한 사기꾼이다”고 밝혔다.

롬니 전 주지사가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 언론들은 그가 공화당의 반(反)트럼프 전선의 선봉에 섰다고 분석했다. 롬니의 선전포고와 함께 공화당 주류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미 공화당의 균열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미국에서 대선을 8개월 남겨둔 상태에서 유력 대선후보를 둘러싸고 정당이 내분에 빠진 것은 초유의 일이다. 미 언론들은 이 때문에 올해 대선전이 예측불허의 대혼란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1일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트럼프가 승리를 거두자 “공화당이 트럼프를 대선 후보에서 내리기까지 2주의 시간이 남았다”며 오는 15일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 전까지 공화당 주류층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했다. 그는 “유권자들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신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와 같은 후보들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많은 사람이 트럼프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믿고 있지만, 공화당은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며 “우리는 본선에서 이길 수 있고 보수주의의 가치와 정책을 반영하는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도 롬니 전 주지사의 ‘트럼프 때리기’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매케인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 이슈에 관한 트럼프의 무지하고 위험한 발언에 대한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케인 의원의 성명은 마이클 처토프 전 국토안보부 장관을 비롯한 보수 진영의 외교·안보전문가 95명의 트럼프 반대 공개서한 발표에 뒤 이어진 움직임이었다.

한편 WP는 2일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과 일본의 미군 주둔비용이 불충분하다고 주장하며 시비를 걸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러한 주장은 한국과 일본이 미군 주둔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경비를 분담하고 있다는 점과 미군이 빠진 뒤 두 나라가 중국과 북한에 대한 견제로 핵 보유를 할 경우 미국에 훨씬 더 큰 비용을 들게 할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