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지원에도 1곳만 승리
크루즈 3곳 이겨 존재감 살려
의사출신 카슨 경선포기 시사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독주를 견제할 2위 그룹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명암이 슈퍼 화요일을 기준으로 엇갈렸다.

미 언론들은 슈퍼 화요일 공화당 경선의 가장 큰 패배자로 루비오 의원을 꼽았다. 트럼프를 넘어설 유일한 후보라는 평가를 받으며 공화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슈퍼 화요일 경선이 열린 11개 주 중 미네소타 1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미네소타에 배정된 대의원 수는 전체 경선 대의원의 6.3%인 38명에 불과해 첫 승의 의미도 빛이 바랬다.

루비오의 지지율이 높아지지 않는 이유는 TV 토론회 등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자질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2008년 대선의 공화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캠프에서 고문을 맡았던 니콜 월리스는 “보수주의자들은 기개가 있는 대선주자를 원하지만 루비오는 대중 앞에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루비오가 주춤한 사이 크루즈 의원은 슈퍼 화요일을 계기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트럼프의 대항마로 인정받는 모양새다. 크루즈 의원은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이자 대의원이 가장 많이 배정된 텍사스(155명)와 오클라호마(43명), 알래스카(28명)까지 3곳에서 승리했다. 특히 예상할 수 없었던 오클라호마와 알래스카의 승리로 향후 경선을 이끌어갈 힘을 얻었다.

한편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서 한때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신경외과의사 출신 벤 카슨이 경선 포기를 시사했다. 카슨은 슈퍼 화요일 하루 뒤인 2일 성명을 내고 “슈퍼 화요일 결과를 보면 정치적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3일 예정된 공화당 TV토론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를 경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