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롤모델 ‘발렌베리家’

ABB·사브·에릭슨·아스트라제네카 등을 거느린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은 160년 전통 5대 승계를 자랑하면서도 경영권 분쟁이 없어 경영권 승계의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능력을 입증한 후계자에게만 가업을 잇게 한다는 철학이 철저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발렌베리 가문은 후계자 선정에 검증 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 가문 후계자 후보들은 부모 도움 없는 대학 졸업, 해외 유학과 해군 장교 복무는 필수적이고 말단 사원 때부터 능력을 보여야 한다. 후보는 되도록 다수로 해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점도 특징이다.

‘우리는 가족기업을 지향하지만 경영에 적합한 사람이 있는 경우에 한한다’는 게 이 가문의 원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LG가 발렌베리 식 모델에 가장 흡사한 후계자 수업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세인 구자경 명예회장, 3세인 구본무 회장이 밑바닥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은 점은 이미 재계에서 유명한 일화가 됐다. 이 같은 철저한 검증 과정 덕분에 LG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형제간, 부모 간 다툼이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재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