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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2일 이사회를 열어 조카인 박정원 ㈜두산 지주 부문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물려주는 사례와 이재현(사진) CJ그룹 회장이 계열사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사례는 각각 ‘소유경영’과 ‘전문경영’ 지배구조의 시험대를 상징하고 있다. ‘경쟁과 선발’을 특징으로 하는 본격적인 4세 경영 시대, 그리고 전문 책임경영이라는 두 가지 경향이 우리나라 재계에서 같은 시기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조카에게 그룹 경영권을 일임하기로 한 박용만 회장의 행보는 잡음 없는 승계 구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능력 위주의 후계 선발로 유명한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경영 전략과 닮은꼴 행보를 보이는 등 앞으로 4세 시대를 맞는 다른 대기업에도 ‘한국식 발렌베리 모델’로서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두산가(家)에서는 지난 2005년 ‘형제의 난’ 이후 매끄러운 승계를 위해 ‘총수의 형제 가문을 포함한 다수 후보군 중에서 능력 있는 인사를 후계자로 세운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CJ그룹은 전문경영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바꾸고 있다. 이 회장이 그룹의 핵심인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 등기이사에서 모두 물러나면서 사실상 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 회장의 딸인 이경후(31) 씨는 올해 초부터 CJ그룹 미주법인에서 근무하고 있고, 아들 이선호 씨는 CJ제일제당 대리로 근무 중이다. 전문경영체제로 당분간 운영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재계 가계도 역시 복잡해질 수밖에 없어 한 직계 가족이 대를 이어 경영권을 독점하는 지배구조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근평·임대환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