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스트레스 못참아 범행
母, 의사 소통력 등 떨어져
남편과의 분리불안 심리로
아들 사체훼손 조력한 듯”

7세 아들을 2시간 동안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마저 잔인하게 훼손한 아버지 최경원(34)은 ‘분노충동 조절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아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퍼부은 최경원의 행동이 양육 스트레스에서 오는 분노를 참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범행 후 태연히 치킨을 시켜먹거나 시신을 3년간 집 안에 보관하는 등의 비상식적 행동은 여전히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지난 15∼19일 범죄심리분석관을 투입해 피해자 최모(사망 당시 7세) 군의 아버지 최경원과 어머니 한모(34) 씨의 범죄행동분석을 벌였다고 21일 밝혔다. 그 결과 이들은 공통적으로 성장기에 부모의 방임과 부적절한 양육 탓에 사회적·심리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경원은 공격적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분노충동 조절 장애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적인 문제 행동을 하는 아들을 양육하면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돼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한 씨의 경우 의사소통 능력과 인지적 사고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남편에 대한 심각한 분리불안 심리가 작용해 피해자 사체훼손에 조력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아들이 사망한 뒤에 이들 부부가 한 행동에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부부는 아들이 사망하자 시신을 훼손하기에 앞서 치킨을 시켜먹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최경원은 아들이 사망하기 전날인 2012년 11월 7일 저녁에도 최 군을 심하게 폭행한 뒤 아내 한 씨와 소주를 나눠마시고 잠들었다.

경찰은 “아들의 시신을 훼손한 날 치킨을 시켰다”는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해 최 군의 사망 날짜를 확인했다. 아들이 숨진 날짜도 기억 못해 ‘2012년 11월 초’라고만 진술한 이들이 치킨을 주문한 사실만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는 점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특히 최 군이 사망한 2012년 11월부터 3년여 동안 시신 일부를 냉장고에 보관한 이유도 의문이다. 부부는 “시신을 밖에 버리면 범행이 쉽게 발각될까 봐 걱정돼서 그랬다”고 진술했지만, 시신 일부를 공공기관 화장실에 버린 행동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부천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