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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위원장 인터뷰

“대화불참 무기 삼는다면
국민에 오만하게 보일 것

정부도 일방통행 말고
한노총 적극설득 나서야”

김대환(사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이 정부의 저성과자 해고 지침 초안을 ‘쉬운 해고’라고 볼 수 없는 만큼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화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화 테이블에는 나타나지 않으면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노사정위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청년실업 해소와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노사정 대타협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 위원장은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뤄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을 벗어나면 법원에서 무효화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 지침이 근로자를 쉽게 자르는 방향으로 갈 수 없다”며 “2대 지침에 목숨을 걸고 대타협을 깨는 행위는 대한민국의 (사회적 대화) 수준이 어떠한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2대 지침 마련을 위해 정부는 지난해 12월 30일 2대 지침 초안을 공개했다. 한국노총은 초안 공개에 반발해 노사정 대타협이 파탄 났다고 선언하고, “정부가 초안을 폐기하고,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지 않는다면 19일 노사정위 불참 선언을 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2대 지침 탓에 정부와 한국노총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을 두고 “울화가 치민다”는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엉킨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입술이 부르트도록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2대 지침 마련은 정부 고유의 행정 권한인 만큼 노사정 협의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았는데, 정부가 이를 노사정 대타협 테이블에 올린 것부터 잘못 끼운 첫 단추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9·15 대타협 당시 노사정이 2대 지침을 충분한 협의를 통해 마련키로 합의했으니, (정부 초안의) 뚜껑을 여는 작업을 해야 했다”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곳에 노동계가 우려했던 쉬운 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2대 지침이 마치 노동개혁의 상징인 것처럼 일방통행을 해선 안 되고, 한국노총도 내용도 보지 않고 ‘쉬운 해고’로 단정 짓는 ‘자승자박(自繩自縛)’의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공개 2주 전쯤 한국노총에 초안을 미리 줬는데, 한국노총에서 협의 요청에 계속 응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협의할 생각이 없는 건 아닌지’ 한국노총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한국노총은 지난달 30일 정부가 초안을 내놓자 정부가 우리 없이 일방적으로 하려는 것이라고 불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단 노사정 대표자가 만나서 서로 간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 대화를 일절 거부한 채 대타협 파기와 노사정위 불참을 무기로 삼는 한국노총의 태도는 국민에게 오만하게 보일 수 있다”며 “만남 자체를 거부할수록 명분을 자꾸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 역시 지난달 30일 초안 발표가 일방적인 추진을 의미하지 않고, 한국노총과 계속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장관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밝히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며 “작은 오해로 노사정 대타협이라는 사회적 자산을 잃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