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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현상 아닌 고착화
2년 연속 실업률 사상 최고
비공식으론 20% 넘을 듯
삶의 질 넘어 삶 자체 위협

지난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9.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청년층 실업률의 고공 행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착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내놓는 공식 실업률이 9%대를 기록했다는 얘기는 비공식 실업률이 20%를 넘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13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우리나라의 청년층 실업률은 2002년 7.0%를 기록한 뒤 2013년까지는 7∼8%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4년 사상 처음으로 9%대(9.0%)에 진입하더니, 지난해에는 9.2%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미지 크게보기‘청년취업’ 외치지만… 12일 오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서 진행된 ‘고용디딤돌 훈련 1호 기업방문 및 간담회’에 참석한 이기권(가운데) 고용노동부 장관과 임지훈(왼쪽 다섯 번째) 카카오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실업률은 경기를 뒤따라가는 ‘후행 지표’다. 현재 한국 경제 구조의 결과물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청년층 실업률이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청년층의 취업이 매우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경제가 생기를 잃은 나라는 청년층 실업률이 높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청년층 실업률이 스페인(48.4%), 프랑스(27.7%)는 높다. 그러나 일본(5.2%), 독일(6.0%)은 낮다. 그나마 청년층 실업률이 높은 나라 대부분은 복지 체계가 거의 완비된 선진국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막 선진국형 복지 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고용이 불안정하면 ‘삶의 질’이 아니라 ‘삶 자체’가 위협받는 사례가 발생 할 수 있다. “선진국은 대부분 청년층 실업률이 높다”고 안이하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청년층 고용률도 2013년 39.7%에서 2014년 40.7%, 지난해 41.5%로 높아지는 추세다. 오랫동안 대학에 남거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남아 있던 청년층이 적극적으로 취업에 나서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2593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33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4년(53만3000명)에 비하면 20만 명가량 줄었고, 2010년(32만3000명) 이후 5년 만에 최저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5년 만에 최저치인데,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가 좋기는 어렵다. 고용 지표는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을 포함한 다른 어떤 지표보다도 국민의 ‘체감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줄어든 것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향이 컸다. 분기별로 분석해보면 지난해 2분기에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30만8000명까지 떨어졌다가 3분기(31만 명)와 4분기(37만6000명)에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진명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메르스 여파로 2분기에 최저점을 찍었다가 점차 회복하는 모습”이라며 “농업을 제외한 비농림어업 부문 취업자 수 증가 폭을 살펴보면 2013년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