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北정책 중대한 도전
국제사회 추가제재 불가피
남·북, 북·중관계도 악화

北, 핵보유국 인정받은 뒤
美에 제재해제 요구할 듯
김정은 체제 공고화 과시

6일 오전 북한이 첫 수소폭탄 실험(4차 핵실험)에 완전성공했다고 밝힘에 따라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또다시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국제사회의 초강도 대북제재는 불가피하고, 남북관계는 최악의 수렁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국제사회에 인정받고 미국과의 핵 군축협상을 통해 대북 경제제재의 해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핵 폐기를 요구하겠지만 김정은 정권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메가톤급 태풍 속으로 휘말려 들고 있다. 북한의 강경 노선으로 미국의 비핵확산체제(NPT)가 중대한 시험대에 놓이는 것은 물론 ‘전략적 인내’로 일관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정책도 중대한 도전 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 강행은 올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5년 차에 접어드는 만큼 김정은 체제 공고화에 대한 대내외적 과시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그동안 숙청의 공포정치로 일관했던 김 제1위원장은 4차 핵실험으로 체제 정비를 가속화하면서 내부적인 불만도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보유 강성대국이라는 북한의 지위를 보여주면서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의 최고지도자’라는 모습을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핵을 언급하지 않고 경제만 강조했지만 임박한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위장하기 위한 기만전술이었던 셈이다.

이날 북한은 북·중 관계 악화와 국제사회 추가 제재도 감수하고 4차 핵실험의 무리수를 뒀다. 이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나오겠지만 북한이 폐쇄사회여서 현실적인 구속력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1·2·3차에 이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북한 핵 문제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북한은 원심분리기를 통해 고농축우라늄(HEU) 핵물질을 생산해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핵무기 보유 숫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비공인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4차 핵실험 성공을 통해 핵 능력을 충분히 과시하고 핵보유국으로서 인정받은 뒤 전격적인 핵 모라토리엄(유예)을 선언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럴 경우 김정은 체제가 공고화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전면 해제되는 상황인 만큼 한반도 안보는 중대한 위기 국면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내부에서도 전술핵 도입은 물론 핵무기 개발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교·유현진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