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갈 길 바쁜데…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송위섭(왼쪽) 특위 위원장이 이병균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獨 하르츠 노동개혁안-
파견기간 상한 규제 폐지
해고 분쟁 예방제도 마련

# 韓 노동개혁 5大 법안-
생명·안전업무 파견 제한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

“불완전한 법이라도 통과돼야
노동개혁 첫 문턱 넘을 것”

노동개혁의 핵심인 ‘노동개혁 5대 법안’이 당초 모델로 삼은 독일의 ‘하르츠 노동개혁안’에 비하면 허점투성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개혁의 수위가 한참 낮은 법안인데도, 노동계가 ‘노동환경 악화’라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내 입법 자체가 어려워져 노동개혁 자체가 무산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독일은 지난 2002년 12월 하르츠 노동개혁 시행 이후 -0.7%(2003년)였던 경제성장률을 2006년에 3.7%까지 끌어 올리는 등 성장 반등에 성공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노동개혁 5대 법안(새누리당 발의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 ‘파견근로자보호법’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 보상 보험법’ 개정안)은 독일 경제성장을 이끈 ‘하르츠 노동개혁안’에 견주면 강도가 턱없이 낮다.

하르츠 개혁안은 파견기간 상한 규제와 동일기간 파견금지 규정을 각각 폐지하고 기간제 규제를 완화했다. 그러나 5대 개혁법안에는 생명·안전 등 핵심업무에 기간제와 파견 근로자 사용을 제한하고, 기간제 사용기간을 연장하는 등 오히려 기간제와 파견제 사용제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고요건에서도 하르츠 법안은 경영 해고 분쟁 예방제도를 마련하는 등 해고 분쟁에 따른 경영부담을 축소했지만, 5대 개혁법안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담겨있지 않다. 실업급여 부문에서도 독일은 실업급여 수급기간을 단축하고 지급기준을 강화했지만, 5대 개혁법안은 반대로 실업급여 보장성을 강화했다.

고령자 취업지원도 독일은 53세 이상은 기간제 규제 적용에서 제외하고 55세 이상 실업자를 채용할 경우 고용보험 면제 등의 혜택을 주고 있지만, 5대 개혁법안은 일부 금지업무를 뺀 업종에 고령자 파견을 일부 허용하면서도 파견금지 업무 대상에 철도 종사자 등을 새로 포함했다.

청년 고용·창업에 대해서도 독일은 기업 혜택을 강화하고 직업훈련 등을 대폭 늘렸지만, 5대 개혁법안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재계에서는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의 노동개혁 법안이라도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노동개혁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우리의 노동개혁 법안이 독일의 하르츠 개혁법안에 한참 못 미쳐 현재 발의된 법안을 통한 진정한 노동개혁은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불완전한 법이라도 통과돼야만 고용형태 다양화와 해고보호 완화, 실업급여 개혁 등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