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개혁 시급” 이기권(오른쪽) 고용노동부 장관이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이인제(노동시장선진화특위 위원장)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함께 노동개혁 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통과되지 않을때 대비한
대안 모색 없다” 배수진

김성우 홍보수석 브리핑
“연내처리 무산땐 폐기돼”

朴, 더 강한 압박 가할 듯
대국민 담화도 검토 예상

7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전격 회동은 정기국회 폐회 이틀을 앞두고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2개 법안과 노동개혁 5개 법안 등 핵심 7개 법안의 입법을 마무리 짓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핵심 7개 법안의 처리를 당부하는 방식으로 국회를 향한 사실상의 ‘압박’을 가했다. 핵심 7개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선거심판론’으로 국민을 향해 직접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우리에게 플랜 B는 없다”고 강조했다. 핵심 7개 법안 통과를 의미하는‘플랜 A’만 있을 뿐 통과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플랜 B’는 없다는 배수진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성우 홍보수석이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으로 내려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한 것도 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면서 플랜 A를 성사시키기 위한 수순이다. 김 수석은 회동 배경에 대해 “이번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연내에 여야가 처리하기로 한 경제활성화법안과 노동개혁법 등을 처리하지 못하면 사실상 법안이 폐기된다”고 말해 이 같은 위기의식이 작용했음을 드러냈다. 김 수석은 “청년실업 문제나 경제활성화를 위한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국회가 마지막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충정을 여당 지도부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수석은 “대통령의 충정”이라는 표현으로 경제활성화를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기업활력제고법 등 2개 법안과 노동개혁 차원의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기간제법·파견법 5개 법안 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지를 전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박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에도 국회의 법안 통과 상황을 꼼꼼하게 챙기고 우려를 표명했다”며 “국민을 위해서는 이번 19대 국회에 관련법이 처리되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전날 오후 춘추관에서 12월 경제정책 브리핑을 한 안 수석의 어조도 강경했다. 안 수석은 이들 법안과 관련해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 “금년 중 처리가 필요하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안 수석은 특히 “거래대상이 아니다”는 말로 강력한 의지를 표현했다. 구체적으로 시한도 명시했다. 경제활성화법 2개 법안은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까지, 노동개혁 5개 법안은 연내까지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 수석은 “노동개혁법 지연으로 노사정 대타협의 의의가 퇴색되고 노동현장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과 노동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여야가 합의한 대로 ‘즉시 논의를 시작해 금년 중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수석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는 법안 통과 외의 다른 플랜 B를 갖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앞으로 박 대통령은 국회가 7개 법안의 처리에 나서지 않을 경우 더욱 강력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 회의 모두발언뿐만 아니라 대국민 담화와 같은 초강경 수단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호소에 민심이 움직일 경우 내년 4·13 총선에서 19대 국회 현역 정치인 전체에 대한 ‘물갈이 폭풍’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