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위 도중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불법 시위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강모(74) 씨에게 항소심이 1심의 집행유예 판결을 파기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건전한 시위 문화의 정착을 위해서 불법 시위 참가자를 엄벌하겠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용빈)는 지난 4월 16일 열린 ‘세월호 1주기 집회’ 당시 복면을 쓰고 시위에 참가해 경찰을 폭행하고 안전펜스를 무너트리는 등 불법 행위를 한 강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수의 시위대와 함께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에서, 불법 행위를 차단하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설치한 안전펜스를 제거하고 다수의 경찰을 폭행했다”며 양형을 가중한 이유를 밝혔다. 시위 진압에 참석한 경찰들이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일부 경찰이 상황 종료 후 자괴감으로 울기까지 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겪었지만, 강 씨가 반성하는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최초 시위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더라도, 자주 불법 시위로 변질되는 현실성을 고려하면 준법 의식 함양과 건전한 시위문화 정착을 위해서라도 피고인과 같이 불법 시위에 적극 가담한 시위자들에게는 법원이 관용을 베풀기보다는 그 책임을 엄하게 물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