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새누리당,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조찬 회동을 통해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본회의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다루기로 합의하면서 한·중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한·중 FTA 비준동의안과 연계해 요구한 사안이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선뜻 수용하기가 쉽지 않은 난제여서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중 FTA 현안이나 대책에 대해선 현재 여야가 이견이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하지만 이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 처리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기간 연장을 한·중 FTA 비준동의안과 연계시켜 요구하고 있는 점이 어려운 대목”이라고 전했다. 야당은 한·중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국회 상임위원회가 현안에 대해 청문회 개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청문회를 개최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국회법 개정안을 같이 처리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상임위 청문회 개최 건과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은 청와대도 난색을 표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을 마친 뒤 청와대도 곧바로 내부 회의를 통해 수용 여부를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한·중 FTA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 의지가 강한 만큼 여권이 주말 협상을 통해 이전보다 완화된 양보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새누리당 측에 “다른 법안은 몰라도 한·중 FTA 비준동의안은 이달 중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밝힌 뒤, “박 대통령이 주말에 떠나는 프랑스 파리 출장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날 예정인데 ‘시 주석을 만나기가 창피하다. 이달 중 처리가 안 되면 내가 해외 출장을 갈 수 없다’는 의지까지 밝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은 한·중 FTA 비준동의안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FTA 피해 보전 대책은 물론 누리과정 예산,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 중국 어민들의 서해 불법 어로 대책을 요구하는 등 비준동의안 처리와 성격이 다른 현안을 연계시켜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