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호위무사들 불법시위 주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왼쪽 맨 뒤)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민중총궐기 대회’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경찰과 대치하게 되자 민주노총 관계자로 보이는 인물들이 한 위원장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적단체로 판결’ 민자통·범민련남측본부도 가담
진보연대 등 ‘총괄役’… 현장 안나가 수사망 피해
회원수 많은 전농·전빈련 등은‘시위대 동원’담당
‘집회 상황실’ 꾸려 경찰 동향 실시간 전달 역할도

좌파 성향 19개 단체가 최근 8년 새 반정부 성격의 5개 대형 집회에 단골로 참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진보연대,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 민주노총 등이 이 같은 집회를 기획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이 단체를 포함한 40여 개 단체가 역할을 나눠 ‘사전 기획-시위대 동원-시위 현장 지휘-사후 지원’ 등의 임무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공안 당국에 따르면 좌파 성향의 19개 단체가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2009년 용산 참사 집회, 2014년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 올 10월 역사교과서 집회, 이달 14일 민중총궐기 대회 등 주요 반정부 집회에 모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5개 집회에 모두 참석한 단체는 민주노총,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양심수 후원회, 민권연대,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민자통), 민족민주열사추모연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사월혁명회,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유가협), 한국진보연대, 통일광장,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한국청년연대,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전교조, 전국빈민연합(전빈련),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천주교인권위원회, 전국여성연대 등이다. 이중 민자통, 범민련남측본부는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판결한 단체다.

이 단체 외에도 노동자연대다함께, 민족문제연구소, 사회진보연대, 평화재향군인회, 전국학생행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1개 단체는 5개 집회 중 4개 집회에 주최 측으로 이름을 올렸다.

공안 당국은 이들 30개 단체를 포함, 40여 개 단체가 반정부 구호를 내건 주요 집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연대활동 체제’를 구축해 2008년 광우병대책회의, 2009년 용산철거민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2011년 해군기지대책회의, 2014년 세월호대책회의, 올해 국정화저지네트워크 및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에 주축으로 참여하는 등 주요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단체 특성에 따라 역할 분담 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진보연대, 민권연대가 기획 등을 담당하는 ‘총괄’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2008년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때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고, 현재 이달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진보연대 1기 공동대표인 오종렬 의장도 진보연대 핵심 세력으로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등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주도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다.

민권연대는 올 10월 한·미 정상회담 규탄 집회 등 각종 반미 집회를 이끌고 있는 단체다. 이 단체를 이끄는 윤기진 민권연대 공동의장은 이적단체에 가입해 구성원의 밀입북을 지시하고 친북 활동을 전개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2008년 구속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가능한 불법 집회에는 직접 가담하지 않으면서 검경 수사를 최대한 피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과 함께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 등 회원 수가 많은 대형 직능 단체들은 집회에 참여하는 인원을 최대한 많이 끌어모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 당국은 대형 집회 시위 현장에서 일종의 ‘상황실’을 꾸려 경찰 배치 상황 등을 점검, ‘경비 취약 지점’을 SNS 등을 통해 시위대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손기은·박효목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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