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스님, 결의문 제안
일부 반대로 호소문 그쳐

한상균 “방송이 소설써…
내 메시지 왜곡” 비난 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정부와 민주노총 간 중재에 나선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 스님이 12월 5일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 대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스님들이 현장에서 평화의 울타리 역할을 하자고 주장했다.

도법 스님은 25일 열린 제9차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서 “평화시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불교계가 나서야 한다”며 “12월 5일 스님들 수백 명이 경찰과 집회 측 사이, 중간지대에서 울타리 역할을 해준다면 평화시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이날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차원에서 ‘평화의 울타리’ 역할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고, 대신 평화로운 시위문화 정착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는 선에서 논의가 마무리됐다.

이와 함께 화쟁위는 이르면 26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 종단지도자협의회를 통해 평화 집회를 위한 범종교계의 움직임을 호소할 예정이다. 경찰청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한 데 이어 종교계의 협조를 구한 것이다.

한편 한 위원장은 25일 오후 9시쯤 한 종합편성채널이 방송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글을 인용하려면 똑바로 해야 하는데 ‘국가가 국민을 죽이고 있다’는 말만 가지고 특정 방송채널이 소설을 쓰고 있다”며 “백발이 성성한 농민을 물대포로 조준 사격해서 사경을 헤매게 만든 사실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12월 5일에 민중총궐기에 나서자고 선동했다는 의미 부여는 참 잘했다”고 비꼬았다.

민주노총 등 노동·농민·시민단체들로 이뤄진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오는 28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경찰청장 파면·물대포 추방 시민대회’를 열기로 했다. 12월 5일로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 대회의 추진 동력을 이어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유민환·노기섭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