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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성장 후유증 ‘몸살’… 시장혼란 장기화될까 우려

中정부,시장에 돈 부을 뿐 효과 없이 세계 경제 흔들

‘세계 경제의 기관차에서 폭탄으로!’

최근 전 세계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등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패닉(공황)’의 진원지인 중국 경제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국제금융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시장 혼란의 핵심이 중국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조만간에 진정될지, 상당 기간 지속할지 여부도 중국 경제의 성장추세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중국 경제의 진로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중국 경제가 초고속 성장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중국 경제의 많은 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견해가 크게 나뉘고 있다.

액슬 머크 머크인베스트먼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4일 블룸버그TV에 나와 “중국 정부가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를 갖고 있다. 중국 정부가 ‘관치(官治)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 폭이 자본주의 국가들보다 훨씬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중국의 관치 대책의 강도가 과거에 비해 약해진 것은 분명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해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폭등(통화 가치의 하락)했지만 중국만은 거의 ‘무풍지대(無風地帶)’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중국에서 나비가 날개를 파닥거리자 전 세계에서 태풍이 불고 있다.

마이클 오슬린 미국기업연구소(AEI) 상근연구원은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정부는 정치적인 이유로 기관 투자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식시장에 돈을 퍼넣기만 할 뿐 중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구조 개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 경제의 앞날이 생각보다 훨씬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고통스러운 구조 개혁에 나서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중국 정부가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에 추가로 ‘돈 퍼붓기(pumping money)’에 나섰는데도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단기적으로 중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으로는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가 꼽히고 있다. 지준율이 인하되면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아들인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시중에 유동성(자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현 상황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중국이 재정확대 정책을 쓰다가 실패하니까 위안화를 절하(가치 하락)하면서 외환시장에 대해서도 손을 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불안이 급속도로 커졌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