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전관예우는 그동안 각종 근절책이 마련됐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사법부와 변호사 업계를 중심으로 전관예우 방지책이 나오고 있어 그동안의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관예우가 인사청문회 등에서 큰 문제가 되자 국회는 지난 2011년 판·검사가 퇴직 직전 근무한 법원이나 검찰청의 사건을 1년간 수임할 수 없도록 변호사법을 개정했다. 판·검사들이 퇴직 직전 근무지의 인맥을 동원해 사건을 싹쓸이하다시피 한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되자 이른바 ‘전관예우 방지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전관들이 대형 법무법인(로펌)에서 고액을 벌어들이는 것이 문제가 되자 그에 따른 대책도 마련됐다.

고법 부장판사와 검사장 이상 고위직을 지낸 변호사들은 대형 법무법인에 일정 기간 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에도 전관예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호를 하고 수임료를 받거나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할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에는 법원에서도 전관예우 근절책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7월 변호사의 형사 사건 성공보수 약정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수사나 재판의 단계마다 거액의 성공보수를 챙기는 것을 불법화한 것이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은 재판부에 소속된 법관과 변호사가 대학, 연수원 동기이면 재판부를 재배당할 수 있도록 해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