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협약따른 지시 위법”
방학중 출근 놓고 또 대립각

방과 후 수업·돌봄교실 등
교장·교감·외부강사만 근무
교육청,‘계획서’ 제출 안해

교육부와 진보교육감이 이끌고 있는 전북교육청이 방학 중 교사 출근 문제로 또다시 대립하고 있다.(문화일보 7월 17일자 2면 참조)

교육부는 전북교육청(교육감 김승환) 산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의 단체 협약을 근거로 방학 중 출근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지난 24일 전북교육청에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31일 밝혔다.

교육부는 이 공문에서 “전교조는 교원노조법상 노조 지위를 상실했으므로, 전교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에 근거한 지시는 위법”이라며 “방학 중 교사의 근무를 폐지하는 것은 학교장의 인사권을 침해하며 학생들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적시했다. 교육부는 전북교육청 측에 이날까지 시정 이행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전북교육청은 이날 오전까지 이행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지난 2일 전북교육청 이외에도 서울·제주교육청 산하 학교 교사들이 방학 중 출근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17개 시·도 교육청 전부에 ‘전교조와의 단체 협약 이행을 유보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지난달 3일 대법원은 전교조의 법외노조통보 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교육부의 공문 발송 이후 다른 교육청들은 일부 전교조 교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요구를 대체로 따랐지만, 전북교육청은 기존 입장을 고수해 상당수 교사가 방학 중 근무를 하지 않게 됐다.

전북교육청 산하 학교들은 여름방학 중에도 방과 후 수업과 돌봄교실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당 수백 명씩의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1명도 출근하지 않고 있다. 교장과 교감, 방과 후 수업과 돌봄교실의 관리를 맡은 외부 강사들만이 출근해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학부모들은 고령의 교장과 교감, 안전사고 발생 시 대응법조차 제대로 숙지하고 있지 않은 외부 강사들만으로는 학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계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대립하고 그 피해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학생 안전과 학교 행정에 공백이 없도록 교사들은 방학 중 하루 이틀에 불과한 당직근무를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