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거주 北공작원·외국인
해킹시도는 부인하지 않아

국가정보원의 카카오톡 감청 의혹과 관련,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6일 “현재까지 이탈리아 보안업체의 해킹팀으로부터 구매한 해킹 프로그램에는 카카오톡 수집기능이 없다”고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이날 “해외에서 활동하는 북한 공작원이나 북한에 협조하는 외국인들이 카카오톡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킹팀 프로그램인 리모트컨트롤시스템(RCS)에는 카카오톡 수집기능이 없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원 불법카톡사찰의혹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국정원의 무차별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국정원은 해킹팀에 카카오톡 해킹 기능과 관련해 기술 개선 관련 문의를 했을 뿐, 실제로 그런 기능을 보유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천안함 폭침설을 반박해온 재미학자 A 씨에 대해 대북 정보활동을 했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하게 맞다, 아니다라고 확인해 주기는 어렵지만 A 씨는 당시 상당히 대북 용의점이 있었던 인물”이라며 “미국 국적을 갖고 북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미국 공안당국으로부터도 대공 혐의점에 대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미국의 잠수함 전문가가 해킹한 IP 명단에 있느냐”는 정보위원의 질문에 “한 개의 IP는 미국에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국정원은 해외에 거주하는 북한 공작원과 북한에 협조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한 것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한편 위키리크스가 14일 트위터를 통해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이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SKA’를 도와 변호사를 해킹했다고 밝힌 데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이날, “몽골 쪽 해킹 타깃을 국정원과 관계된 것으로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의 이메일 제목에 ‘SKA’와 몽골 경찰을 의미하는 ‘MOACA’가 같이 적혀 있다는 점에서 몽골 측의 해킹 대상을 SKA 대상으로 오인했다는 것이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