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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서 잠자던 고(古)선박이 잠에서 깨어났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지난 6월 착수한 대부도 2호선(사진) 발굴조사를 완료했다고 13일 밝혔다.

대부도 2호선은 지난해 11월 안산 대부도 방아머리 해수욕장 인근 해역에서 낙지잡이를 하던 어민에 의해 발견됐다. 고선박은 보통 침몰 지역명에 따라 명칭을 부여하는데, 대부도에서는 지난 2006년 이미 고려 선박이 발굴된 바 있어 이 선박은 대부도 2호선으로 이름을 붙였다.

배는 방아머리 해수욕장 인근 조간대(潮間帶·밀물 때의 해안선과 썰물 때의 해안선 사이의 부분)에 위치해 밀물 때는 바닷물 속에 잠기고 썰물 때만 선체 일부분이 노출되는 상태였다.

연구소에 따르면, 대부도 2호선은 선체 내부에서 수습된 도자기로 보아, 12세기 중·후반경의 고려 시대 선박으로 추정된다. 특히 선박의 바닥면을 이루는 저판(底板·밑널)은 지금까지 발견된 사례가 없는 4열 구조이며, 저판 중앙부 2개의 열에 각각 하나씩 돛대 구멍이 있다.

길이는 약 9.2m, 최대폭은 2.9m가량으로 기존에 발견된 고려 선박에 비해 크기가 작고 날렵한 형태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50여 점의 도자기들과 청동 숟가락, 청동 그릇, 목제 빗, 감 씨 등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연구소 측은 “고려 시대 선박의 구조뿐 아니라, 국내 선박의 역사를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발굴조사 보고서는 내년에 발간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굴된 고선박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태안 마도 4호선을 포함해 총 14척이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