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외국인 투자자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국내 주요 기업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 3일 국가 기간산업을 영위하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외국인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 개정안은 외국인 투자 제한 사유로 ‘대한민국 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를 추가시켰다.

현행법은 △국가의 안전과 공공질서의 유지에 지장을 주는 경우 △국민의 보건위생 또는 환경보전에 해를 끼치거나 미풍양속에 현저히 어긋나는 경우 △대한민국의 법령을 위반하는 경우에만 외국인투자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외국인투자 제한 사유에 대한민국 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를 신설하고 외국인투자위원회가 외국인투자 제한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도록 규정했다.

박 의원은 “일본의 경우 국가안전의 확보, 공공질서의 유지, 공중안전의 보호 외에 일본경제의 원활한 운영에 현저한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경우도 외국인투자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외국인투자위원회’에서 외국인과 또는 외국인에 의해 진행 중이거나 제안된 합병·취득·인수에 대해 국가안보에 위해가 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대통령이 해당거래를 정지시키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도 외국투자가들이 우리나라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국내기업에 대한 합병·취득·인수 시도를 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투자를 제한함으로써 국내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투기자본이 최근 한국 주요 기업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같은 법안이 향후 국내 M&A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련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