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간섭 삼권분립 훼손… 특정인 심판, 선거법 위반 소지”
野, 국회법 본회의 상정되면 국회 정상화 ‘투트랙’ 전략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종용과 관련,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하는 중대한 위헌적 처사”라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된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국회를 정상화시키기로 방향을 잡는 등 출구 전략도 모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유는 국회가 정부의 행정을 간섭해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하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여당 원내대표에게 물러날 것을 종용하고 압박하는 것이야말로 국회의 자율적인 원 구성을 간섭해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위헌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은 국회가 정부 정책이 잘되도록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하는데 법안을 빨리 통과시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면서 “행정부 견제·균형 역할을 훼손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특정인에 대한 심판을 국민에게 요구하고 나선 것은 선거법 위반 소지도 있다”며 “박 대통령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분명히 구분해 주시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국회법 개정안을 7월 1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해야 한다는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날 오후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국회법 개정안 재의를 재차 촉구할 계획이다. 새정치연합은 여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도 국회 파행 장기화에 따른 여론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원내 지도부는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부의되면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이 되거나 투표에서 부결되더라도 국회를 정상화시키자는 의견이 다수다. 원내 관계자는 “본회의에 계류된 법안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며 “다음달 1일 본회의에서 국회법에 대한 매듭을 지어야 6일이나 7일 본회의를 열고 다른 안건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국회 일정 거부 원칙은 이어가면서도 이날 메르스 관련 법안 심의를 위한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와 김현웅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계획서 채택을 위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등 일부 상임위 일정은 소화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