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따른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대한 정치권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탄력을 받고 있다.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에서도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9일 문화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메르스 사태는 앞으로 2∼3일이 고비일 것 같다”며 “메르스 사태가 지금보다 더 번지면 (추경 편성과 관련) 고민스러운 지점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추경 편성 여부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열어놓고 (사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추경을 편성할 경우 시장의 기대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기재위 야당 간사인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이날 전화 통화에서 “정부가 전염병 전문병원 등 메르스 대책 등과 관련, 추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 얼마든지 협조할 용의가 있다”며 “내수 침체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 진작을 위해서도 추경이 필요하고, 올해도 8조∼10조 원 안팎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세입 경정을 위한 추경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다만 추경의 규모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수 국회 기재위원장은 “추경의 필요성이 있다면 정부가 먼저 요청한 뒤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가 추경의 필요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국가재정법에 규정된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는 당연히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추경을 할 경우 상반기를 지나서 하면 실질적인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조만간 경기 진작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인데, 민간부문의 투자를 촉진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 중”이라며 “추경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으며,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확장 여력이 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하에도 무게를 뒀다.

조해동·박수진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