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지구의 마지막 천연자원 보고인 북극해의 유전개발을 4년 만에 추가로 승인했다.

11일 미 내무부의 해양에너지관리국(BOEM)은 다국적 석유기업 로열 더치 셸의 북극해 유전 탐사 계획을 담은 해양환경·동물 보호 등에 관한 5쪽 분량의 조건부 시추 계획안에 서명했다. 대상 지역은 알래스카 북서쪽 연안의 추크치해로 베링해협 부근이다. 애비게일 로스 합퍼 BOEM 국장은 “추크치해 일대의 자연환경 및 사회·생태학적 자원의 중요성을 충분히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셸은 알래스카 주정부의 허가를 받아 올해 여름부터 추크치해 등지에서 최대 6개의 시추공을 뚫어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은 지난 2011년 8월에도 북극해 유전개발을 허용했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셸에 대해 알래스카 북쪽 뷰포트해 1200여m 해저의 탐사유정 시추를 허가했다. 하지만 셸은 2012년 9월 유전개발을 진행하기 위한 모든 절차와 준비를 마쳤지만 원유 유출 방지를 위한 오염물질 차단돔(containment dome)이 훼손되면서 시추 계획을 연기했다. 커티스 스미스 셸 대변인은 “이번 승인은 북극해 유전개발의 중요한 이정표로 우리의 시추 계획의 안전성에 대한 연방 규제 당국의 자신감을 반영한 조치”라고 환영했다. 이에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1월 대서양 대륙붕 석유가스개발 방침을 발표하며 2017∼2022년 동부 대서양 연안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원유채굴을 허용키로 한 바 있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에너지 대외의존도를 대폭 낮춘 미국이 대서양 대륙붕 개발에 이어 북극해 유전개발도 허용함에 따라 미 에너지정책은 대전환을 맞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환경운동단체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