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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첩첩산중 27일 오전 국회 본청의 한 상임위원회 사무실 앞에 처리를 기다리는 각종 계류 법안들이 잔뜩 쌓여 있다. 김동훈 기자 dhk@

국회의 ‘개점휴업’으로 인한 경제손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여야가 주요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당리당략에 따라 미루면서 산업이 활력을 잃는 것은 물론, 고용 창출 효과까지 날려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주요 경제 활성화 법안들이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경우 올해 내 시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현재 국회에서 2년 9개월째 잠자고 있는 서비스산업 발전법이 통과돼 시행될 경우 34만80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여야와 정부는 이구동성으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지만, 정작 지난 2012년 7월 발의된 서비스산업발전법은 국회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총리대행 체제’ 공식 가동 국무총리직을 대행하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를 설치해 서비스산업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위한 지원 시책을 마련하고, 전문 연구기관 및 교육기관 육성 등을 통해 서비스산업의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의료 민영화’ 논란이 제기되면서 3년 가까이 국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크라우드펀딩법)’ 개정안도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법안이지만 국회 통과가 쉽지 않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되면 오는 2020년까지 모두 6728개의 벤처기업이 창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기업 평균 직원 수가 25명(벤처기업협회 추산) 수준인 것을 고려할 때, 이 법안이 통과되면 16만82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주변 호텔 건립 여부로 시끄러웠던 관광진흥법 역시 더 이상의 진전이 없는 상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관광진흥법만 통과돼도 1만7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의 경우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오히려 유치를 독려하고 있다”며 “최근 특급호텔들이 비즈니스호텔 건립에 나서고 있는데, 특급호텔이 운영하는 이들 호텔이 학교 주변에 있다고 해서 교육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원격진료 등 ‘스마트케어’를 활성화하는 의료법도 ‘유 헬스(u-Health) 산업’을 육성시켜 3만9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익단체의 압력 등으로 1년째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이 외에도 고용 창출 효과는 크지 않지만,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각종 민생·경제법안들도 국회 문앞에서 가로막혀 있다. 연말정산 보완을 위한 소득세법과 ‘민간 투자 활성화 대책(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민간 임대 주택에 관한 특별법’,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 등이 의원들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경제 활성화 법안들이 이번 4월 임시국회를 넘지 못할 경우 올해 안 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4월 임시국회가 끝나면 6월에나 다시 국회가 문을 열 예정인데, 대부분 법안이 공포 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성완종 파문과 재·보선 선거 결과, 노동계의 파업 시즌으로 6월 국회는 4월 국회보다 더 복잡할 것으로 예상돼 6월 임시국회에서도 이들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