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공공기여금’ 문제를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해 당사자들이 모여 공공기여금과 사업 계획에 대한 사실관계를 제대로 따져보는 한편, 주민들과 충분한 소통이 이뤄졌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재근 국민대통합위원회 사무관은 “서울시와 강남구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관련 규정을 다시 한 번 살피고, 공공기여금 활용으로 서울시와 강남구가 얻는 이익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수할 게 아니라 같이 모여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쌓인 오해를 먼저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사무관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당사자인 강남구민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됐는지,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등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혹시나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오해로 생긴 간극을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선 서울시와 강남구가 관련 규정을 충분히 검토하고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현행법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지방자치단체 내에 균형발전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공기여금을 배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이 지자체 간 감정싸움이나 지역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박 사무관은 “자칫하면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각자의 손해만을 이야기하기보다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설동훈(사회학) 전북대 교수는 “강남구에만 공공기여금을 써달라고 하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면서 “송파구의 발전이 장기적인 측면에선 강남구에도 이득을 줄 수 있기에 공공기여금이 강남구는 물론 서울시 전체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쓰일 수 있도록 돕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