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웨더가 라이다 외에 지난 10년 동안 기상청에 납품한 윈드프로파일러(연직바람관측장비)와 초음파 적설계 등 여러 기상장비가 제 기능을 못하거나 비용 등의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케이웨더는 지난 2003년 2대를 시작으로 2007년까지 총 9대의 윈드프로파일러를 기상청에 납품했다. 윈드프로파일러는 날씨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대기 흐름을 관측하는 장비다. 케이웨더는 해가 갈수록 장비 가격은 비싸게, 장비 운용에 필요한 기반 시설과 네트워크 프로그램 등 부대비용은 낮게 책정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유지보수 비용(장비가의 10% 미만)은 장비 가격에 따라 책정된다”면서 “장비 가격이 비싸지니 유지 보수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2003년 윈드프로파일러의 장비 가격은 부대비용의 1.3배에 불과했으나 2004년 3.8배, 2005년 4.6배, 2007년에는 10.7배로 늘었다. 2003년 4억7300여만 원이었던 대당 장비가격은 2007년 8억7100만 원으로 올랐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동일 성능의 장비가격은 독일 4억 원, 영국 4억5000만 원, 미국 3억 원 수준이다. 국제기상기구 보고서는 5억 원 정도로 명시해 놓고 있다.

케이웨더가 제시한 장비가에 따라 책정된 윈드프로파일러 유지보수비는 2013년 기준으로 대당 4850만 원이었다. 이에 따라 윈드프로파일러 총 9대를 납품한 케이웨더는 연간 4억3700만 원의 유지보수비를 받아 갔다. 수리비용, 예비품 구매 비용까지 합하면 연간 9억4141만 원 정도를 기상청으로부터 받아간 것이다. 해외의 윈드프로파일러 유지보수비 사례를 보면 미국의 경우 2007년 기준 대당 25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유럽은 2003년 기준 대당 4350만 원이지만, 이는 수리비와 예비품 구입비용 등을 모두 포함한 비용이다.

2005∼2008년 케이웨더로부터 납품받은 초음파 적설계도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는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청은 눈이 많이 온 날 사람이 직접 적설량을 관측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초음파 적설계를 도입했다. 현재 전국 기상대에 73개가 설치돼 있다. 그런데 일선 기상대 예보관은 관측성능이 너무 떨어지는 탓에 초음파 적설계를 활용하지 않고, 직접 눈으로 보거나 CCTV로 관측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